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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관련 기사 리뷰

쓸데없는 걱정을 미리 하는 과학기사

by 인터넷떠돌이 2017. 7.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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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은 보다보다 좀 특이한 기사를 읽고나서, 기사를 작성한 기자들이 너무 심각하게 걱정을 앞서가서 생각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에 대해서 포스팅을 하고자 합니다. 먼저 기사는 마두 바이러스라고 해서 말에게만 전염이 되는 천연두 바이러스가 실험실에서 합성이 되었다는 사실을 전하고서 시작을 하고 있습니다.


링크 : '불길한' 과학? .... 멸종된 치명적 바이러스 실험실서 부활


먼저 링크에 있는 기사를 읽어보시면, 거의 사멸된 바이러스가 실험실 안에서 다시 합성이 되는 것으로 부활했다고 하면서, 우려를 표명하고 있습니다. 기사의 내용을 보면, 이게 왜 문제인고 하니, 기사에서는 다음과 같은 구문이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이런 연구와 실험을 이제는 매우 쉽고 값싸게 할 수 있어 통제와 감시가 어렵고 우발적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이다.'


이 대목만 보면, 누구나 할 수 있어서 이제 감시와 통제가 어렵지 않느냐, 테러리스트가 생물학 테러를 할 만한 무기로 개발할 수 있지 않느냐 하는 의문이 들게 합니다.



무슨 생명과학자를 일종의 매드 사이언티스트로 몰고가는 것 까지는 아니라고 생각이 들지만, 저런 우려를 할만은 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된 '쉽고 값싸다'라는 것에는 생명과학 실험실 경험이 있는 저로서는 이의를 제기 하고자 합니다. 어디까지나 기존의 방식에 비해서 쉽고 값싸다는 것이지, 일반적인 사람의 경우와 비교하면 여전히 어렵고 비싼 방식입니다.


먼저 돈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마디 하자면, 2008년에 듣기로는 생명과학 실험실에서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고서, 실험실을 유지하는 고정적인 비용만 해도 한달에 2000~3000만원이 소모된다고 합니다. 이게 인건비가 아니라, 순전히 실험실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비용입니다. 


그리고 실험실에서 무엇을 한다고 하면 먼저 세포들에게 밥을 먹어야 합니다. 그런데 그 밥의 정체는 바로 소의 혈청입니다. 즉 소의 피에서 뽑아낸 영양분이 대량으로 필요하며, 이런 것 한병만 해도 2006년 인가 그 때 기준으로 10만원입니다. 물론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보면 한병에 10만원 밖에 안하네? 라고 하지만, 이런 소 혈청이 한달에 20~30병 들어간다고 생각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이 소 혈청은 말 그대로 실험실에서 사용하는 화학물질의 극히 일부에 불과합니다.


거기다가 바이러스를 합성하겠다고 하는데, 그럼 바이러스의 번식은요? 바로 숙주가 되는 세포가 필요한데, 이 세포를 키우는데 소 혈청만 무식하게 써도 되지만, 비용의 절감을 위해서 미디움(Medium)이라고 배양액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것도 절대 공짜로 만들 수 없으며, 재수 없으면 이 세포들을 키우는 배양액에 다른 세균이나 곰팡이가 들어갈 우려가 있기 때문에 '항생제'도 사용을 해야만 합니다.


거기다가 이런 세포랑 합성한 바이러스를 보관하기 위해서는 그냥 냉장고 냉동실에 넣어서는 효율이 없고, -80℃ 까지 온도를 떨어트리는 특수 냉동고나 '액체질소'에 담궈서 보관해야 합니다. 특수 냉동고의 경우 시중에서 일반사람은 구하기도 어렵고, 전력소모율은 묻지 말아야 할 정도로 전기먹는 괴물입니다. 그렇다고 액체 질소를 쓰면, 이 액체질소도 공기중으로 날라가기 때문에 계속 보충해야 하는데, 그 비용은 만만하지 않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다른 방식에 비해서 값이 싸다는 것이지, 기사에서 나온 연구팀도 사용한 비용이 1억이나 되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입니다. 거기다가 이건 합성을 하는데 성공했다고 하는 것이지, 단순히 무기로 쓸만한 양을 합성하는데 1억이면 된다는 소리가 절대 아닙니다.


무슨 소리냐 하면, 그냥 마두 바이러스를 합성했다는 것이지, 증식했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아마 이게 말에게 감염이 된다는 것으로 볼때, 말의 체 세포를 배양해야 하며, 여기서 바이러스를 숙주에게 침투시키고 증식한 것을 어떻게 추출하는 것은 합성과는 또 다른 문제가 됩니다. 한마디로 표현해서 철광산에서 철광석을 채굴했다고 해서, 그걸 철괴로 정제하고 쓸만한 물건으로 대장장이가 모양을 만드는 것은 각각 다른 분야의 문제인 것과 같습니다.



생명과학 실험실 하나 유지하는 데 들어가는 유지비용만 생각해도 만만한 돈이 아닙니다. 거기에 이를 악용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합성만 해서는  안되고, 증식하고 추출시키는 문제도 들어가는데, 이러면 2008년 기준으로 2000~3000만원 들어가는 돈이 유지비만 3배 이상 들어간다는 소리가 됩니다. 이 비용을 들여서 악용할 만한 돈이 있는 사람이라면, 국제적으로도 욕이란 욕을 다 먹는 생물학 테러 보다 다른 수단을 선택하는 것이 더 쉽습니다.


두번째 문제.... 쉽다는 것도 누구를 기준으로 해서 쉽다는 것인지가 문제입니다. 문제는 저런 합성을 할만한 수준까지 훈련을 받으려면, 거의 생명과학, 그것도 유전자를 조작하는 것을 관련으로 해서 최하 석사학위는 받아야 합니다. 제 경험에 의하면 대학생때 배우는 것만으로는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해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실패할 확율이 상당할 정도로 높아지게 됩니다. 


그럼 석사학위를 관련해서 받았다고 해서 이를 당장 시도할 수 있느냐 하면, 시도는 할 수 있지만 여전히 성공률을 보장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에 대해서 경험을 몇 년간 쌓아야만 가능한 일이 되는데, 그 레벨까지 가려면 박사학위를 관련해서 받을 정도로 이 분야를 몇 년간 '연구'해야 합니다. 이는 절대로 강의실에서 '강의'만 드는 수준만 가지고서는 어림도 없으며, 현장에서 몇 년간의 '경험'이 있어야 가능합니다.


여기서 문제는 그렇게 가능한 사람이 생각외로 적다는 것입니다. 누구는 말로는 발에 채이는 것이 박사학위라고 하지만, 그 많은 박사학위 중에서도 손에 꼽을 만큼 적습니다. 즉, 이 기술이 쉽다는 것도 저렇게 몇 년간의 경험이 된 사람-사실상 박사학위를 받고서도 거의 대학의 교수급이 되는 사람들 중에서도 일부라는 것입니다.


이렇게 따지고 들면 이렇게 사멸된 치명적인 바이러스를 다시 부활시키는 것도 이론적으로 가능하다는 것이지, 실질적으로 가능하다는 이야기는 아니게 됩니다. 거기다가 이 바이러스가 실험실 수준에서 겨우 몇 mg수준으로 만들어서는 안되고, kg단위로 합성을 해야 하는데, 이것은 이거대로 다른 분야가 됩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거의 인재는 교수급의 인재가 3~4명 정도 모여야 하며, 자금은 어지간한 중소기업이 휘청거릴 정도로 자금이 들어가기에 대기업을 하나 세워서 악용해야 할 수준이 됩니다. 이쯤 되면 굳이 이런 고생을 하면서 까지 이렇게 악용할 가치가 있는가 하는 의문이 듭니다. 그러니 이 기술이 발전했다고 해서 기사에서 나와 있는 것처럼 우려할 일은 아니라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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