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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 이야기

조선을 홀린 무당 진령군을 읽고서

by 인터넷떠돌이 2017. 6.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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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책을 구매하자니 아깝고, 그렇다고 해서 읽어는 보고 싶을 때, 도서관에서 [조선을 홀린 무당 진령군]이 있기에, 진령군이 구한말에 어떤일을 했길래 나라를 기울게 했는지를 알고 싶어서 읽어 보았습니다.



일단 책의 내용은 제 기대와는 다르게, 진령군의 전횡이라고 해야 할까요? 이런 것 보다는 명성황후이니 뭐니 해도 민비가 얼마나 답이 없는 사람이며, 그 남편이라는 고종은 얼마나 더 답이 없는 허수아비인지를 보여주는 책에 가깝다고 해야 할듯 합니다. 일단 책에서 나온 내용을 보자면, 민비는 진령군이라는 무당에게 홀리기 이전에도 벌써부터 답이 없는 사람이라는 것이 분명했습니다.


금강산 봉우리마다 쌀 한섬, 비단 한필, 돈 천냥이라는데, 일만 이천봉이라고 하니, 아마 어마어마한 돈을 굿에 쓴 것 보다도, 매일같이 한강에다가 흰쌀밥을 지어서 한개의 가마솥 분량의 쌀밥을 그냥 뿌렸다는 내용이 더 기억에 남을 지경입니다. 문제는 이것이 무려 진령군이라는 무당을 만나기 전에 일어난 일이라는 겁니다. 즉 민비는 이전부터 이상하게 무당이니 굿이니 하는 것에 깊이 매료되어 있던 상황이라는 것입니다.


임오군란에 관해서도 이 책을 통해서 알수 있었는 심각한 정황이 드러나는 것이 있습니다. 일단 군인들의 급료가 13개월치 밀린 것 보다도, 군인들의 월급을 처리하는 일은 반드시 왕의 결제를 받아야만 처리가 된다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무엇이 가장 문제냐 하면, 고종이 알고도 모른척 했는게 아니라면, 누가 고종만이 처리할 수 있는 일을 대신 처리했다는 말이 됩니다. 책에서는 그 허수아비라는 철종도 이 수준은 아니었다고 하는데, 책을 읽는 내내 고종에 대한 이미지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이 됩니다.


어려서는 흥선대원군의 허수아비, 커서는 민비의 허수아비, 이후에는 누더기도 다 떨어진 허수아비


허수아비도 이런 허수아비가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처절하게 뭐가 아니기는 아닌 존재가 왕으로 앉아 있었고, 그 보다 더한 생각이 없는 존재가 바로 민비라는 생각이 듭니다. 민비에 대해서는 가장 어이가 없는 이야기가 책에서 언급이 되고 있는데, 그 내용인즉, 동학 농민운동이 일어나서 이를 진압하고자 일본과 청나라의 지원을 요청한다고 하면서 이런말을 민비가 직접 이야기를 했다고 합니다.


"못났구려! 내가 차라리 왜놈의 포로가 될지언정 다시는 임오년의 일을 당하지 않겠네!"


예, 이게 책에서 언급된 민비가 했다는 말입니다. 일본이 조약을 핑계로 침략을 감행할 것이라고 했는데, 그건 그다지 중요하지도 않고서, 그저 왜놈의 포로가 되는 것을 택하겠다고 말을 하고 있습니다. 죽을 때 외쳤다는 [내가 조선의 국모다!]라는 것은 어디까지나 창작물의 이야기에 한정되는 듯 합니다.


이 책의 중심이라는 무당인 진령군이 워낙에 크게 한일이 없어서 그다지 이야기가 부각되지는 않는데, 했는 일이라고는 국가 재산을 빼어다가 쓰잘떼기 없는 굿판을 벌이고, 뇌물을 받아서 뇌물 준 사람을 관직에 앉히는 일만 했다는 것입니다. 말 그대로 가장 머리가 좋게 대응해야 할 시기에, 조선은 무당에게 놀아나고 있었다고 합니다.


물론 이 책을 보자면, 진령군이 없었다고 해도, 이미 무당 푸닥거리에 깊이 빠진 민비와, 그런 민비의 꼭두각시인 고종이 있는 한, 조선이 망하는 것은 시간문제 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심지어 가장 시니컬하게 비난하는 제 지인은 이런말 까지 했습니다.


"고종과 민비는 죽을 자리는 잘 골라서 죽었어요. 덕분에 사람들이 욕을 안 하잖아요?"


진령군에 대해서는 크게 기록이 없었는지, 뇌물을 받아먹는 이야기를 빼고서는 그다지 크게 부각되는 부정부패는 않 보입니다. 하지만, 봉건시대 기준에서도 국정에 관여-인사문제에 관여해서는 안되는 무당이 이런 짓을 했다는 점에서 한숨만이 나오는 상황입니다. 정말로 전문적인 지식도, 능력도 없는 자가 가장 기민하게 반응해서 움직여야 하는 시기에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이 책은 나온 시기가 최순실 게이트가 터졌을 때인데, 이를 반영이라도 하듯이, 책의 뒷편에는 이런 문구가 적혀 있습니다.


[그녀를 홀려 나라를 장악한 첫 번째 무당 진령군]


정말로 이 책은 제 기대처럼 진령군에 대해서 상세하게 다루고 있다기 보다는, 박근혜를 홀려서 나라를 좌지우지 했는 최순실을 겨냥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냉정하게 평가를 해 보자면, 정말 이 책은 읽으라고 추천을 하기가 힘들 정도입니다. 


그저 얼마나 고종과 민비가 답이 없는....... 아니 뇌가 없는 인간들이였으며, 여흥민씨라고 해야 할까요? 민비의 집안이 얼마나 안동김씨, 풍양 조씨와 맞먹는 세도가인지 알아보는 것으로는 가치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는 다는 것은 무능력한 것을 넘어서 뇌가 없는 자를 최고 자리에 올리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 가르쳐 주고 있다고 해야 할듯 합니다.


그래서......... 이 책에 대해서는 한줄로 평가가 가능합니다.


[읽어볼 가치는 있지만, 굳이 없는 시간 쪼개서 읽을 가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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